2025년 비영리법인 설립 후기 현실적 서류 준비 절차 마주한 어려움까지 추천

많은 사람들이 ‘비영리법인 설립’에 대해 단순히 정부나 지자체에 신청만 하면 되는 줄 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전 준비부터 정관 작성, 임원 구성, 행정 처리까지 매우 복잡한 행정절차와 실무 부담이 따른다.
특히 정보가 대부분 인터넷 블로그나 포털 지식글에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어서, 처음 도전하는 사람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조차 막막하다.

필자는 2025년 6월, 서울시에서 직접 비영리 사단법인을 설립했다.
좋은 뜻으로 출발했지만 수많은 서류 반려와 예상 못 한 난관을 마주하며, 법인 설립이라는 일이 단순한 절차가 아님을 체감했다.

이 글은 그런 시행착오 끝에 얻은 진짜 비영리법인 설립 후기를 담았다.


왜 비영리법인을 직접 만들기로 했는가?

나는 지역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기존에는 비공식적인 커뮤니티 형태로 운영했지만, 점점 활동 규모가 커지면서 후원금 관리, 공공기관 협업, 공간 대관 문제가 발생했다.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던 중, 주변에서 "비영리법인으로 전환해야 공신력을 가질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았다.

비영리법인


이 말에 동의했고, 결국 ‘비영리 사단법인’이라는 법적 주체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더 많은 법적 지식과 행정 실무가 필요했다.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핵심 서류 목록’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지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관할 관청(보통 서울시청 자치행정과)에서 요구하는 공식 서류는 다음과 같다:

  • 정관 (법인의 목적·조직·운영 방법 등 포함)
  • 설립취지서
  • 임원 명단 (이사 최소 5명, 감사 2명 이상 필요)
  • 임원 동의서 및 이력서
  • 사업계획서 (보통 1년치 작성 요구)
  • 예산서
  • 재산목록 (현금, 사무실 등 포함)
  • 사무실 임대차 계약서
  • 이사회 회의록 (사전 임원회의 진행 필수)

이 중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정관 작성’과 ‘임원 구성’이었다.


🟡 정관 작성의 복병

정관은 단순히 인터넷에 있는 샘플을 복사해서 제출하면 거절당한다.
서울시의 경우, 정관 내 사업 목적 문구, 사업 범위, 재산관리 기준, 해산 시 잔여 재산 귀속 기관 등 법적 요소들이 매우 엄격하게 요구된다.

나는 처음 정관을 직접 작성했지만, 3차례 반려되었다.
담당자는 “공공성이 부족하다”,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수정을 요구했다.
결국 비용을 들여 비영리 전문 행정사에게 정관 검토를 의뢰해서 겨우 통과시킬 수 있었다.


🟡 임원 구성의 현실적인 어려움

비영리 사단법인은 이사 5명, 감사 2명을 반드시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변에서 “서류에 이름만 올려달라”고 하면 다들 꺼려한다.

특히 감사직은 법적 책임까지 따를 수 있어 더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서울시의 경우, 임원의 ‘이력서’와 함께 ‘임원 동의서’를 제출해야 하며, 임원들의 신분증 사본도 요구된다.
처음부터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법인을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 접수와 행정 절차 – 60일의 숨막히는 시간

서류를 모두 준비한 뒤, 서울시청 자치행정과에 직접 방문해서 설립허가 신청을 했다.

정관


공식적으로는 20일~60일의 심사 기간이 소요된다고 안내받았지만, 실제로는 ‘보완 요청’이 반복되며 90일 이상 소요됐다.


🟠 가장 많이 지적받은 보완 항목

  1. 정관 내 수익사업 문구 누락
  2. 임원의 주소 표기 방식 미흡 (도로명 주소 필수)
  3. 예산서 내 세부 항목 부족
  4. 임대차 계약서에 ‘비영리 목적’ 명시 필요

이 중 특히 까다로웠던 건 ‘사무실 문제’였다.

법인 주소지로 사용할 사무실 계약서에 ‘비영리 활동 목적’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건물주가 이 문구 삽입을 꺼려했고, 일부는 간판 설치 불허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은 어떤 공식문서에도 나와 있지 않다.
모든 걸 내가 직접 경험하며 대응해야 했다.


설립 승인 후 해야 할 절차

허가증을 받고 끝이 아니다. 진짜 일은 그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 고유번호증 신청 (국세청)

비영리법인은 사업자등록이 아닌 ‘고유번호증’을 신청해야 한다.

관할 세무서를 직접 방문해서 서류를 제출했으며, 약 3일 후 발급되었다.

📌 은행 계좌 개설

고유번호증을 받은 후에야 법인 통장 개설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은행은 법인 대표와 감사가 동반 방문할 것을 요구하며, 심지어 ‘용도 설명’을 요구받았다.
우리 은행의 경우, “기부금 모집 계획이 없으면 법인통장 개설이 불가하다”고 안내받기도 했다.

📌 회계 준비

비영리법인도 회계 기준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특히 후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연 1회 ‘기부금 모금 및 사용내역’을 공개해야 하며,
외부 회계감사까지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회계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회계 자문을 따로 구해야 했다.


진짜로 힘들었던 점 – 정보 단절과 소통 부재

비영리법인 설립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정보 부족’이었다.
정부 사이트에는 틀에 박힌 형식적인 절차만 소개돼 있었고, 실제 사례는 거의 없었다.

행정 담당자도 “이건 그냥 보완해서 다시 오세요”라고만 말할 뿐, 정확한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정관에 대한 해석 기준이나 임원의 요건도 지자체마다 상이해서 혼란스러웠다.
다른 지역에 사는 임원을 포함했더니 “지역 사회 기반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지적받은 적도 있었다.


마무리 – 비영리법인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비영리법인 설립은 분명 쉬운 길이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장점도 있다.

정관

  • 공공기관과의 협업 가능성 증가
  • 법적 공신력을 통한 신뢰 확보
  • 정부/지자체 보조금 신청 자격 획득
  • 후원금 사용의 투명성 확보

중요한 것은 ‘열정’만으로 시작하지 말고,
법적 지식 + 실무 역량 + 신뢰할 사람들을 기반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조직의 본질과 방향성을 더욱 정리할 수 있었고,
진정으로 ‘사람을 위한 조직’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사

이후 이 법인을 통해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대로 준비된 비영리법인’이 얼마나 큰 신뢰와 기회를 얻을 수 있는지도 체감했다.